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은 우리의 큰 자랑거리다. 조선시대 문인들은 한강 가에 별서(別墅)를 마련해, 조정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때에는 한강을 통해 강호의 삶을 잊지 않으려 하였고, 권력 다툼에서 낙마하였을 때에는 재기를 위하여 몸을 움츠리는 공간으로 삼았다.
조선시대 한양 지역의 한강을 부르는 명칭이 다양했다. 한양 지역의 한강을 보통 경강(京江)이라 불렀다. 이와 함께 한강에서 강폭이 넓은 지역은 호(湖)라는 명칭도 붙었다. 전체적으로 설명할 때 동호와 서호로 크게 나누며, 동호와 서호 사이에 남호를 넣기도 한다. 동호는 광나루, 송파, 두모포 등 한남대교 동쪽 지역까지를, 남호는 그 서쪽부터 한강, 동작, 노량, 용산 등 원효대교 동쪽 지역까지를, 서호는 다시 그 서쪽부터 마포, 서강, 여의도, 양화나루와 행주 일대를 말한다. 이 책에서는 각 지역에 위치했던 별서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살핀다.
목차
머리말
4부 한강나루와 빙호 1. 성은이 가득한 집 김류의 은파정 2. 대군의 별서 대은정과 목은정 3. 밤에 밝은 집 정두원의 야명정 4. 허성의 십초정과 서초의 망모암 5. 김수항과 그 일문의 반포 별서 6. 채팽윤의 글로 빛나는 빙호 7. 이항복의 양벽정과 이유원의 천일정 8. 이주국의 이가정과 강세황의 두운지정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업을 익혔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교수를 지내다가 2003년 모교로 옮겼다. 우리 한시의 아름다움을 공부하는 것을 본업으로 삼아 『한국 한시의 전통과 문예미』, 『우리 한시를 읽다』, 『한시 마중』 등을 내었다. 조선시대 문인의 삶과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부부』, 『사의당지 - 우리 집을 말하다』, 『양화소록 - 선비 꽃과 나무를 벗하다』 등의 저서와 번역서가 있다. 요즘 세상에도 읽을 만한 글을 가려 뽑은 『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돌아앉으면 생각이 바뀐다』 등을 내었다. 옛글을 읽고 그 자취를 찾아다니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 『누워서 노니는 산수』, 『조선의 문화공간』(전 4권), 『절대고도에 위리안치하라』(공저) 등을 세상에 내보였는데 이 책도 이러한 관심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