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학총서 -근대전환기의 국가와 민- 3 |
식민지 조선 농촌의 일본인 지주와 조선 농민
하지연 저
28,000원
28,000원
판매중
경인문화사
양장
152*224mm(A5신)
408쪽
2018년 4월 25일
9788949947426
책 소개
2002년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하면서 여러 연구 주제를 살피던 중 정말로 무모하게 선택한 논문 주제가 ‘식민지 지주제’였다. 일찌감치 역량이 부족함을 깨닫고 돌아섰어야 했는데도 그것이 잘 안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나. 정말로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자료를 찾고,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서 후회하기 시작했지만, 오기도 생기고,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은 듯싶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2006년에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 자본 계열의 조선흥업주식회사(朝鮮興業株式會社)로 학위를 받게 되었다.

당시 한국 근대사 학계에서는 이미 식민지 근대화 논쟁이 일정 정도 단계를 넘어서 이미 내재적 발전론이나 수탈론의 기조는 속류화된 시점이었다. 그런데 필자의 연구대상은 일본인 지주회사였으니 사실상 연구의 결론은 답이 정해진 주제란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학위를 받은 것에 한숨을 돌리고 이제는 말을 갈아타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공부를 해 본 여러 선후배 선생님들께서는 다 아시겠지만, 학위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많은 부수적인 논문 주제들이 생겨나고, 그것이 계속 그 분야의 논문을 쓰게 한다.

결국 ‘식민지 지주제’란 주제가 너무나 어렵고 힘들어 외면하고 싶은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미쓰비시(三菱) 계열의 동산(東山)농사주식회사, 가와사키(川崎)농장 등 계속해서 이쪽 분야 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근대사의 토지분야 연구자들이 보기에 공동연구를 추진할 때 어쩌다 자리 하나가 비어 인원을 보강할 필요가 생기면 필자가 썩 내키지는 않지만 빠진 이 하나 정도는 메꿀 몫은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주어진 기회가 2013년 한국학총서 사업 “근대 전환기의 국가와 민” 팀 합류였다.

연구팀은 “국가와 민”이란 대 주제를 다시 제 1부 “국가의 지배와 분배”와 제 2부 “민의 삶과 문화”로 나누었고, 여기서 필자는 ‘식민지 조선 농촌의 일본인 지주와 조선 농민’이란 소주제를 가지고 제 2부에 참여하기로 했다. 사실 참여문제로 고민은 많았다. 물론 가장 걱정이었던 것이 필자의 연구 역량이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공동연구주제가 “국가와 민”인데, 필자의 연구주제는 식민지 지주제이다. 과연 식민지를 국가로 규정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민지는 정상적인 국가 상태로 규정할 수 없다. 이미 외부 식민자들에 의해 현지 권력이 대체되었고, 식민지 민중의 동의 없이 혹은 저항 속에 식민권력은 모든 국가의 중심적 기능을 행사하면서 식민지는 주권이 유린되고, 제반 경제 분야의 이윤은 식민권력과 본국 자본가, 그리고 그에 기생한 토착 자산가들에게 돌아가는 왜곡된 구조로 설명된다. 따라서 필자는 “국가와 민”이라기보다는 “식민권력과 민”이라는 설정 하에 접근해야 했다. 또 이 때 식민권력은 조선총독부와 같은 식민지 행정권력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식민지 조선 농민들의 생계를 움켜쥐었던 식민지 조선 농촌의 일본인 거대 지주(회사)들이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식민지 시기 대표적인 일본인 거대 지주들의 농장들이 어떤 구체적 방식으로 조선인 소작 농민들을 속속들이 구속하고 제어해 갔으며, 농업 현장에서 씨뿌리기에서 풀 뽑기, 비료주기, 추수, 소작미 납입 등 영농 전 과정을 철저하게 간섭해 가며 농업 경영상의 식민성과 근대성을 동시에 드러내었는지 검증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사례 연구로 석천현농업주식회사(石川縣農業株式會社), 불이흥업주식회사(不二興業株式會社), 구마모토(熊本)농장, 동양척식주식회사(東洋拓殖株式會社)를 택했다. 워낙 이름만 들어도 굵직굵직한 식민지 시기 대표적인 일본 거대 지주회사들이다. 그리고 어지간히 학계에서 연구들이 진행되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으로 아주 세밀하게 이들 지주회사들이 영농 현장에서 어떤 관리조직을 이용하여 혹은 관리인을 매개하여 조선 소작인들을 직간접적으로 일일이 통제하고 관리했는가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분석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거대지주에 대한 연구는 필자의 조선흥업, 동산농장, 가와사키농장에 관한 기존 연구와 함께 식민지 조선에서의 대표적 일본인 거대 지주 연구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목차
들어가는 글


Ⅰ. 서 론
1. 연구의 방법과 목적
2. 식민지 지주제에 대한 연구 현황

Ⅱ. 석천현농업주식회사의 식민지 소작제 농업 경영
1. 머리말
2. 석천현농업주식회사의 식민지 농업경영의 시작
3. 석천현농업주식회사의 자본규모와 경영 구조의 분석
4. 석천현농업주식회사의 소작제 경영실태
5. 석천현농업주식회사의 농업이민 사업
6. 맺음말
[부록 1] 석천현농업주식회사 설립허가서
[부록 2] 석천현농업주식회사 정관
[부록 3] <이주민장려법>

Ⅲ. 식민지 시기 일본인 거대 지주회사의 ‘사음’제 운영
1. 머리말
2. 식민지 시기 사음제와 지주 및 식민권력과의 관계
3. 不二興業株式會社의 사음제 운영 사례
4. 기타 일본인 지주회사의 사음제 운영 사례
5. 맺음말
[부록 1] 불이흥업주식회사 舍音取締規定 및 心得
[부록 2] 불이흥업주식회사 小作人規定

Ⅳ. 불이흥업주식회사의 식민지 소작제 농장 경영
1. 머리말
2. 불이흥업주식회사의 설립과 농장 확대 과정
3. 농업생산과정에서의 규제 실태
4. 농장관리통제조직 및 지주적 조합의 운영
5. 농민의 저항과 불이흥업의 농장 경영의 성격
6. 맺음말
[부록 1] 불이흥업주식회사 소작계약증서
[부록 2] 불이흥업주식회사 稻作立毛品評會

Ⅴ. 구마모토 농장의 식민지 농장 경영과 관리통제조직
1. 머리말
2. 구마모토의 식민지 농장 경영의 시작
3. 농장 관리조직의 구성과 성격
4. 농장 운영의 실태와 소작관계
5. 식민지 지주제 농장 경영의 성격
6. 맺음말
[부록 1] 주식회사 熊本농장 정관
[부록 2] 주식회사 熊本농장 소작승낙증서 및 소작계약증서
[부록 3] 주식회사 熊本농장 연대보증서

Ⅵ.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농장관리조직과 특수어용단체 운영
1. 머리말
2. 동척 설립과 농장 설치 과정
3. 동척의 농장관리통제조직의 변화과정
4. 1920년대 동척의 특수어용단체 운영과 폐해
5. 맺음말

Ⅶ. 이노마다 쇼이치(猪又正一)의 회고록을 통해 본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농장 운영
1. 머리말
2. 이노마다 쇼이치의 조선 부임
3. 이노마다를 통해 본 동척 사원의 주요 업무
4. 이노마다가 설계한 사유지증산계획
5. 이노마다를 통해 본 동척의 영업이익과 사원처우
6. 맺음말

Ⅷ. 결 론
1. 본 연구의 내용과 성과
2. 식민지 지주제의 성격과 본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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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지연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공분야는 한국 근대 식민지 지주제 및 재조 일본인, 식민사학 연구이다. 1995년부터 서울 마포고등학교에서 역사과 교사로 재직 중이며, 현재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강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논문
「‘한국병합’에 대한 재한일본 언론의 동향 - 잡지 '朝鮮'을 중심으로 -」, 동북아역사논총, 2010
「오다 쇼고(小田省吾)의 한국근대사 연구와 식민사학」, 한국근현대사연구, 2012
「다보하시 기요시(田保橋 潔)의 '근대일선관계의 연구'와 한국근대사 인식」, 숭실사학, 2013
「'나의 동척 회고록'에 나타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농장 운영 실태」, 한국민족운동사연구, 2018
외 다수.

저서
『일제하 식민지 지주제 연구』, 혜안, 2010
『식민사학과 한국근대사』, 지식산업사, 2015
『기쿠치 겐조, 한국사를 유린하다』, 2015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한국학중앙연구원, 2016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