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연구총서 4 |
다산의 고려서북계 인식
윤한택 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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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문화사
종이 표지
152*224mm(A5신)
134쪽
2018년 11월 30일
9788949947808
책 소개
역자는 근년 고려의 국경사를 재검토하면서 그 기본 자료로 󰡔고려사󰡕와 󰡔요사󰡕, 󰡔금사󰡕 등을 꼼꼼히 비교 분석하면서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 동안 우리 역사학계가 당연시하던 ‘서로는 현재 압록강에서 동으로는 원산만에 이르는’ 국경선 인식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것은 󰡔고려사󰡕 지리지 서문의 내용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바다 동쪽 3면이 바다로 가로 막혀 있고 한쪽 귀퉁이는 대륙과 연결되어 있어 땅의 넓이가 거의 만 리가 된다. 고려 태조는 고구려 땅에서 일어나 신라에게서 항복받고 백제를 멸망시켰으며, 개경에 도읍을 정하니 삼한의 땅이 통일로 귀착되었다. (중략) 그 사방 경계가 서북은 당나라 이후로 鴨綠을 한계로 삼았고 동북은 선춘령을 경계로 삼았으니, 대개 서북으로 도달한 곳은 고구려에 못 미쳤으나 동북으로는 이것을 초과하였다. 지금 연혁 중에서 역사책에 보이는 것에 대략 근거하여 지리지를 작성한다.

이 기록만 보아도 현재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 국경선은 많은 문제가 있음이 명약관화하다.
그렇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고려 국경선 인식은 언제 성립되었을까? 필자는 조선총독부에서 편찬한 󰡔조선사󰡕를 정밀해제하는 과정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근거는 1913년 󰡔조선역사지리󰡕에 실린 쓰다 소키치의 「고려 서북쪽 경계의 개척」이었다.
거기서 쓰다는 겉으로는 당시 유행하던 서구의 실증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제대로 사료비판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제멋대로 당시 형세를 가정하고 논지를 전개하였다. 급기야 그 형세에 들어맞지 않는 초기 지명을 고증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자 과학적 논증을 포기하고 아예 󰡔고려사󰡕를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하였다. 그 이유는 고려 사람들이 영토권을 요구할 때 항상 그 역사적 연유를 과장해서 언급하는 버릇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鴨綠江 내외가 역시 우리의 경내’라고 주장한 서희라고 지명하였다. 그의 근대 과학 뒤에 숨은 계몽적이며 침략적이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쓰다의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의 연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조선 후기의 역사연구자들에서도 그의 주장에 영향을 준 저술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계통과 시대적 배경을 밝히기 위하여 우선 조선 후기 실학의 집대성자 다산의 󰡔아방강역고󰡕를 선택하였다. 그 동안 이 저술의 번역서와 이에 대한 평가 및 해설이 있어 왔지만, 마침 근년에 다산학술문화재단이 여유당전서 정본화 사업을 진행하여 󰡔정본 아방강역고󰡕를 제공해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그 가운데 인용된 원 사료를 가능한 한 정밀하게 대조 분석하여 문제점을 확인하고 바로잡아 보려고 노력하였다. 각주에서도 밝혔지만, 이 작업은 고려 북계와 관련한 한에서의 다산의 언급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그의 사상이나 사학사적 위치를 전면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한편 이 조그마한 노력이 한국 역사상 근대로의 이행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그에 대한 이해와 당시 역사상을 보다 더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아방강역고󰡕에서 자주 인용되는 󰡔해동역사󰡕에는 쓰다 「고려북경개척도」의 모식도라 할 만한 「고구려와 요금의 대계도」가 실려 있어, 이를 뒤에 첨부한다(한진서 󰡔해동역사속집󰡕 제1권 지리고 1 고금강역도). 이 지도는 한백겸 󰡔구암유고󰡕 중 「기전유제설」 이후 임상덕 󰡔동사회강󰡕의 설을 바탕으로 하여 요동반도로부터 분리된 한반도 중심의 국가 공식 입장을 정리한 홍봉한 등 주편의 󰡔동국문헌비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마침내 고려 전기의 사서인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유제의 형태로 남아 있던 요동반도와 한반도의 연관이 완전히 단절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목차
저: 윤한택
역서 : 국역 간와집, 국역 백곡선생문집, 갈천집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 연구교수
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
고려대학교 문학박사(고려시대사)
서울대학교 경제학사
부산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