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의 삶과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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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태원
저자 김태원은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사회학·교육학·정치학을 공부하여 사회학 석사(M.A.)와 박사학위(Ph.D.)를 취득하였다. 주 전공분야는 문화사회학이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대학교에서 강의하였고, 영남대학교 연구교수(6년)를 거쳐,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는 『G. Simmel, G. H. Mead und der Symbolische Interaktionismus. Geistesgeschichtliche Zusammenhange, soyiologische Systematik(1999)』, 『짐멜의 사회학(2007)』, 『인간과 사회현상(2007)』이 있다. 주요 논문은 <문화로 이르는 길>, <게오르그 짐멜의 사회이론>, <세계화와 전통사회의 가치관 변화>, <다문화현상에 대한 사회통합관점에서의 비판적 고찰>, <한국적 다문화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모색>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 동경민 1
┃ 전미화 33
┃ 아이다 61
┃ 이영 77
┃ 욱탐 135
┃ 시타 157
┃ 오서흔 171
┃ 줄리아 191
┃ 예린 217
출판사 서평
생애구술사를 펴내면서
결혼이주여성의 삶과 적응
삶은 욕망으로부터 시작된다. 한사람의 생애는 정주와 이동을 반복하며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나, 사회, 환경과의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개인은 자신의 삶을 실현시켜나간다. 태생적 공간으로 부터의 경험은 점차 주변의 사회ㆍ문화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이는 새로운 인식과 욕구를 생산하게 만든다. 개인의 생물학적 욕망은 문화적 욕망으로 전이되고, 이는 한 개인의 공간적 이동을 촉발 시키는 문화적 동기를 제공한다. 이러한 개인의 이동은 문화적 동기에 의해 자극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적 동기는 새로운 문화를 만날 때마다 인간의 욕망을 무한히 확장 시킨다.
오늘날 사회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개인의 이동이 자유롭고, 개인 간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확장된다. 이로 인해 개인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며, 이전의 질적 행복을 추구하던 삶의 양식은 양적이고 화폐지향적 삶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점차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하고 단선적이며, 1차적인 인간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우 역동적이며 다양한 동기들에 의해 움직여진다. 사회ㆍ문화적 공간의 경계는 점차 중첩되고 모호해지며, 개인은 이 공간 속에서 다중정체성을 지닌, 다양한 욕망에 의해 움직여지는 인간으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오늘 날 개인의 삶은 문화적 경계를 넘나드는 일이 빈번해지고, 생활공간의 중첩이 일어나면서 한 사회의 가치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결혼이주민의 경우는 오늘 날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가치의 변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그 어느 사회보다 단선적 형식을 지향하는 사회이다. 단일문화, 단일민족, 우리라는 경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이다. 역사적 질곡을 견디고 자신과 우리라는 울타리를 보호하기 위한 문화적 틀이 매우 견고하여, 다름에 대한 저항과 배척이 강한 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생애는 혈연적 범주라는 전통 속에 놓여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근대적 시간과 문화적 이방인들과의 뒤섞임 속에서 점차 와해되어가고 있다.
문화적 이방인이면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생산하는 문화의 파괴자이자, 문화의 생산자가 곧 결혼이주여성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새로운 삶의 욕망은 때로 왜곡되고 뒤틀린 문화코드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일상가치로 정련되고 조정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는 이들로부터 앞으로 생산될 한국 사회의 가치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들의 생활양식과 행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개인의 생애를 그 스스로의 구술을 통해 서술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쉬운 일인 듯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근대적 인간상에 기초하는 모든 개인은 그 스스로의 행위를 스스로에게 타당하도록 내면적 검증을 거치고, 행위를 스스로 조절하게 된다. 인간은 항상 자신의 행위에 타당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행위를 조작한다. 그러므로 모든 술어적 표현은 이처럼 행위의 타당성을 제공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객관적 행위의 결과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구술을 하는 개인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조합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하고, 연구자는 이러한 구술자에 의해 재해석된 자료를 재구성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개인의 생애사는 그 개인이 속한 사회의 사회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개인의 합리적 행위의 결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생애사 속에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회구조의 내면과 사회ㆍ문화적 결과들이 들어 있다. 또한 개인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욕망이 동시에 공존하고, 미래의 일상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생애사를 통해 그가 속해 있는 사회적 현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행위에 대한 미세한 규범의 틀과 미래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생애사 연구는 개인의 언어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화된 사회적 가치의 원인과 동기를 찾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개별 경험을 통해 구체적인 사회행위의 일반성을 재구성할 수 있다.
생애구술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 특히 이미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 어떻게 이해하고, 객관적 사실로 서술해내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생활세계라는 관점을 접목시켜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 사회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베버(M. Weber)나 슈츠(A. Sch?tz), 그리고 철학에서 생활세계의 개념을 추구한 후설(E. Husserl)의 생활세계 개념을 비켜갈 수는 없다. 생애구술사는 과학이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경험에 대한 주관적 서술이다. 더구나 개인의 경험을 시간적 단면을 통해서 이어가야 하는 즉,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서술하고, 이해하며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현실적 관점에서 개인경험의 서술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그러한 재구성된 체계가 객관적 의미를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스스로 과거의 기억을 말할 때 그것을 재구성하게 되며 그러한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나간다.
따라서 단순한 과거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며 사회적 상황과 연관 지어서 자신의 관점에서 의미를 재생산해 나간다. 그러므로 생애사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인의 서술과 더불어서 개인이 생산해내는 의미를 어떻게 과거와 현재의 사회적 상황과 결부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만일 사회적 현실이 전혀 다른 두 사회공간을 이동하고 경험한 개인이라면, 그 개인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의 문화적 체험을 통해 현실을 성찰하고, 행위를 재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며, 이 과정에서 개인은 새로운 문화구성물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생애사 연구의 목적은 단순한 개인의 경험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사회적 현실을 해석하고, 문화를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그러한 문화를 통해서 자기 행위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주위의 사회구성원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그들의 상호작용이 새로운 사회적 현실을 어떻게 구성해 나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의 상호작용이 기존의 문화적 공간에 미치는 영향과 상호간섭,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사라지는 가치와 새롭게 창조되는 일상가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생애사의 질적 연구의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시간적 차원과 공간적 차원, 사회?문화적 차원이 중요하다. 본 생애구술사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본국에서의 생활로부터 결혼을 해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시점과 한국에서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까지가 종적으로 기술되고 있다. 우선 시간적 차원에서 본다면 결혼이주여성은 과거 본국과 현재 한국이라는 두 시간적 차원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간적 차원이 생활세계라는 공간적 차원으로 이동되어서 이들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인터뷰를 통해서 기술하고 있다.
한 개인에 있어서 시간적 경험이라는 것은 당시의 사회ㆍ문화적 가치의 내면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으로써, 개인의 생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결혼이주여성의 대부분은 - 적어도 인터뷰를 한 결혼이주여성 - 한 사회의 기술적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 사회 보다는 열악한 사회ㆍ문화적 배경에서 출생하였다. 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실현시키려는 개인적 욕망에 의해서 새로운 사회를 내면 속에서 설계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또 다른 사회를 선택한 결과 그것이 한국 사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일한 시간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사회ㆍ문화적 측면에서 본다면 보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사회는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결혼을 통해 선택한 사회의 이동은 사회ㆍ문화적 차원에서 본다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공간적 차원에서 본 생애구술사를 살펴본다면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이 살았던 익숙한 사회ㆍ문화 공간으로부터 새로운 사회ㆍ문화 공간으로 이동 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러한 공간이동을 감행했을까? 일반적으로 인간은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사회를 지향하기보다 스스로의 욕망을 지향하는 존재이다. 개별자로서의 인간은 사회적 가치에 의해 정체성을 형성했을지라도, 스스로의 내적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비록 자기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회공간이 그 당시의 시점에서 최선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라도 새로운 경험과 문화적 체험을 통해, 인간은 자기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는 다른 사회공간을 발견한다면, 스스로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을 시도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져 경제적 발전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이루어졌고, 이러한 경제적 발전이 한류라는 문화적 코드로 특히 동남아시아에 전파됨으로써 한국 사회는 많은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동남아시아 여성들에게 일종의 꿈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나라로 인식되었다. 비록 현실적으로 이러한 사회ㆍ문화적 모범상이 그들에게 왜곡되게 전달되었다 하더라도 문화적 코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써 개인에게 내면화 되었다. 인터뷰과정에서 알 수 있었던 많은 부분은 이들이 한국을 어릴 때부터 미디어를 통해서 또는 여행을 통해서 한번쯤 접해본 나라이며,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자신들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이들을 한국이라는 새로운 사회공간으로 이동하게 한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인간은 사회를 통해서 정체성을 형성하지만 항상 그 사회에서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 새로운 사회공간으로 한국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 그리고 문화적 교류로 인한 ‘낯섦’의 절대적 감소 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닫혀있던 사회공간은 열리게 된다. 확장된 공간에서 개인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감정을 생산되게 하는 감정공간을 형성하게 된다. 이 새로운 감정공간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게 되는 의미공간이 형성되며, 이러한 의미공간에서 일반화된 생활세계의 가치공간이 형성된다. 필자는 이러한 과정을 ‘욕망의 시ㆍ공간적 이동’ 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은 언제든지 자신의 욕망에 따른 공간이동을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이다. 오늘날은 민족국가 시대의 국경의 의미나 정체성이 세계화를 통해서 애매모호해지는 시대이다. 이 시대의 개인은 국가라는 정체성을 선택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회ㆍ문화적 환경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을 생물학적 측면과 근대 산업사회의 사회ㆍ문화적 존재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고려해 봤을 때, 언제든지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다중정체성을 지닌 존재로 바뀌어 질 수 있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이러한 개인의 다중정체성이 개인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실질적인 욕구충족의 한 배경을 형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결혼이주여성의 증가요인은 국제적 상황과 국내적 상황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국제적 요인으로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앞서 있는 나라이며, 문화적 향유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일반적 생각이 동남아 여성들의 결혼을 통한 한국행을 결정지은 중요한 동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것은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개인적 욕망의 결과이며, 한편으로는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해방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도전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것은 그들 스스로의 개인적 결정이라기보다, 가족과 사회의 묵시적인 동의하에 이루어진 일종의 사회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한국으로 오는 대부분의 결혼이주 여성들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중국이나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네팔과 같이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덜 발전한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뿌리 깊은 유교문화를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상호 절충을 시도하여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려는 철학적 바탕을 지니고 있지 않은 채, 한국으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이 생각보다 더욱 어렵고 문화적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에서 보면 이들은 문화적 교류나 적응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문화 지향적 삶을 산다기 보다, 경제적으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게 된다.
국내적 요인으로는 저출산과 고학력 전문직 여성의 증가와 독신여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적령기 여성의 부족, 여성의 도시지향적 삶에 대한 선호, 도시화로 인한 농촌지역의 소외 등이 결혼이주여성의 증가를 불러 오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농촌총각장가보내기운동’과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 국제결혼중개업소의 무차별적 증가는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에 와서 자신들이 생각했던 한국의 이상적 모습과 결혼생활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사회문화적,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가족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실제로 2000년 중반부터 가정불화, 폭력, 이혼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연구는 주로 결혼이민자들의 한국생활적응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적응이라는 것은 주로 문화적 차이에서 야기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방안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게 되고, 연구자들은 이를 문화충돌로 이해하게 된다. 이는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결혼이주여성들을 동화, 또는 편입시키려는 문화적인 강제 또는 문화폭력으로부터 시작 된다.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책은 그들을 통합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주류문화에 강제로 편입시키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것은 결혼이주여성들의 문화와 정체성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정책은 이들의 문화와 주류문화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문화를 주변화 시켜 사회갈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연구자나 정책입안자들은 결혼이주여성을 개별문화집단이라는 특수성을 띤 이질적 집단으로 간주하고, 이들에 대한 적응과 동화, 갈등 양상에만 관심을 가지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들을 일상을 나누고 행위와 가치를 교환하는 이웃이며, 또한 이들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생산성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행위의 보편성을 재고해 볼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는 보편적 사회구성원으로 보아야한다.
본 생애구술사는 9명의 구술참여자에 대한 결혼이주과정과 한국에서의 생활을 담고 있다. 이들의 국가분포를 보면 중국 3명, 베트남 2명, 필리핀 1명, 홍콩 1명, 네팔 1명, 키르키즈스탄 1명으로, 이들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녀가 있다. 본 생애구술사는 가공되지 않은 구술자의 언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슬자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지게 되는 개별적인 언어 특성을 교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구술과정에서 나타나는 억양과, 어투, 방언과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구술을 채록하기 위해서 거의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으며, 1차 인터뷰를 정리하고 난 뒤, 이를 확인하는 2차 인터뷰와 3차 인터뷰를 거쳤고, 언어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구술자와 일상을 나누려는 많은 시도를 하였다. 구술자료의 수집은 주로 ‘이야기식 인터뷰 방법’에 따라 비구조화된 면접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구술자에게 일반적인 본국에서의 생활을 이야기 형식으로 듣고, 결혼동기 및 한국에서의 생활과 문화적 차이, 적응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서술에는 문화적 차이나, 개인적 기질의 특성이 반영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본 생애구술사는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생애구술사작업의 기획과 실행에 도움을 주신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 김명현 신부님께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도 본 생애구술사 채록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준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인터뷰와 녹취, 교정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마지막으로 출판을 허락하고 도움을 준 경인문화사와 무더위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은 편집자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2년 6월
김태원
기본정보
ISBN | 9788949908717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6월 30일 | ||
쪽수 | 237쪽 | ||
크기 |
148 * 210
* 2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대구카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생애구술사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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