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고려도경 송나라 사신의 눈에 비친 고려의 모든 것
김대식 저; 강민경 그림
19,800원
19,800원
판매중
역사인
양장
기타
282쪽
2013년 7월 19일
9788996724322
책 소개
『고려도경』은 900년전 특정한 시점에 기록된 자료이지만, 12세기 동아시아 사회를 알려주는 가장 세밀한 기록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사의 기본적인 텍스트로 간주되지만, 이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복식사, 도자사, 문학사 등 문화・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고려도경』은 기본적으로 공식적으로 제출한 송나라의 국책보고서이고, 원래 있었던 그림이 빠져있기 때문에 번역본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는 대학에서 7년동안 수업교재로 『고려도경』을 사용하면서 원전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디딤돌 같은 쉬운 입문서로서 이책을 집필했다. 이책은 전통적인 형식보다는 디지털 영상의 첨단을 누리고 있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교재로 기획되었다. 원래의 『고려도경』은 그림과 글로 구성되었지만 현재 전하는 책에는 그림은 없다. 이점에 착안하여 만화 형식의 그림 100여 컷을 곁들였다. 그림도 전문작가가 아닌 학부생에게 그리게 하여, 20대의 감각에 맞추고자 했다.

이책은 『고려도경』의 내용을 정리하여 서긍의 일정에 따라 사상 최대의 사신단, 본격적인 정탐, 고려 사람들의 생활, 귀환의 4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에서는 사라진 그림을 글의 전개에 맞게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또한 그림 자체만으로도 이야기 구성(story telling)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전체적으로 그림을 보면서 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필자는 『고려도경』을 900년전 중국의 첩보 보고서인 ‘고려백서’로 파악한다. 『고려도경』에 기록된 내용은 기본적으로 서긍 혹은 중국인의 시각이다. 황제의 명령으로 있는 그대로를 표현[直書]한 부분과 황제에게 그대로 쓰기 곤란한 부분을 둘러서 표현한 부분도 있다. 또한 행간으로 말하는 부분도 보인다. 이에 대한 조정을 위해서는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서술은 고려의 시각에서 『고려도경』은 ‘중국 송나라 사신단의 첩보 보고서’라는 입장이다.

흔히 세계 4대 여행기를 마르코 폴로(1254-1324)의『동방견문록』, 오도릭(1265-1331)의 『동유기』, 이븐 바투타(1304-1368)의 『여행기』 그리고 혜초(704-787)의 『왕오천축국전』이라고 한다. 여기에 『고려도경』을 포함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여행기는 특정한 개인이 여러 나라를 여행한 개인의 기록이지만, 『고려도경』은 중국 사신단이 공적인 목적을 위해 전문적인 집단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한 국가의 공식적인 기록이다. 이들 여행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기록이다.
송나라는 1123년 6월에 상절 25명, 중절 23명, 하절 108명 등 156명의 공식사신단과 뱃사람 720명과 그밖의 수행원 등 1,000명이 넘는 인원을 당시 세계 최고의 선박인 신주 2척과 객주 8척을 동원한 대규모의 사신단을 고려에 파견했다. 송나라가 고려에 보낸 역대 최대 규모의 사신단이었다. 대규모의 사신단 파견은 당시 송나라의 입장에서 금과의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 즉위한 인종에게 군사적인 지원을 요청해야 할 필요성 때문으로 파악된다.

고려에 대한 정보 수집은 송 휘종의 직접 지시로 사신단 전원에게 하달된 임무였다. 휘종은 특이하게도 수집한 정보를 그림으로 그려 제출하게 했다. 이 때문에 글과 그림에 능한 서긍(徐兢, 1091-1153)이 정리와 보고의 책임을 맡았고, 전문지식과 함께 그림에 능력이 있는 성충랑 주통(周通) 등 전문요원 58명을 선발하여 수집과 정리업무를 하달했다.

서긍은 고려를 방문한지 1년 후인 1124년 8월에 그림이 첨부된 『선화봉사고려도경』이란 이름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황실 문서에 소장되었다가 2년 후인 1126년 송의 수도인 개봉이 함락될 때 소실되었다. 서긍이 보관한 원본은 전쟁통에 글만 남고 그림이 사라졌다. 서긍 사후 1167년에 조카 서천이 남아있는 글을 모아 『선화봉사고려도경』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간행하였다.

『고려도경』은 서긍 일행이 중국을 떠난 5월 28일부터 8월 26일 명주에 도착하기까지 85일동안의 기록이다. 주요 내용은 개경의 관문인 예성항에 입항한 6월 12일부터 7월 13일 순천관을 떠나기까지 개경에 체류한 30일 동안의 기록이다. 『고려도경』은 40권 29문 301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량은 52,500자 내외로 논어・맹자・대학・중용을 합친 사서(四書) 정도의 분량으로 체류기간을 감안하면, 엄청난 분량이다. 서긍은 서열 4위의 제할관(提轄官)으로 본인이 사신의 거처인 순천관을 떠난 것이 6번 정도였다고 술회했다. 이는 상당부분의 기록이 서긍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고, 그의 역할이 정리자였음을 알려준다.

『고려도경』은 1123년이라는 6・7월이라는 특정한 시점에서 고려의 수도와 그 부근을 중심으로 고려의 역사와 자연, 문화와 생활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고려인의 시각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고, 단순히 외교적인 목적의 사신단이나 여행자였다면 스쳐 지나가는 신기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거대한 적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군대를 동원하여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관점이 나오게 된다. 군대를 동원해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어떠한 무기를 사용하며, 어떠한 옷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거처하는지 등 의식주와 관련된 사항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생활습관 등 모든 정보가 보급과 관련된 주요 정보이다. 이러한 정보는 보다 구체적일수록 유용한데, 그림까지 있다면 더욱 더 활용 가치가 높다. 『고려도경』에는 식수를 담는 물항아리와 같은 사소한 용기에 대해서도 모양, 색, 재질, 크기와 용량은 물론 용도와 사용한 사례까지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그림까지 첨부되어 있었다면, 이에 대한 정보는 보다 명확히 이해될 것이다.
목차
『고려도경』 - 고려인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역사의 보고
에필로그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1. 사상 최대의 중국 사신단
예성항 = 15
사신행렬 = 23
공식적 임무 = 26
송나라 조서의 수령|예종 조문|연례

순천관에서의 한 달 = 39
순천관 정청, 조서를 봉안하는 곳, 청풍각, 향림정, 정사와 부사의 거처, 도할관과 제할관의 거처, 서장관의 거처
첩보활동 충대하절, 붉은 칠 소반, 검은 칠 소반, 침상, 무늬 있는 돗자리, 안화천 나들이, 회유

고려에 도착하기까지 = 62
신주와 객주
고려 파견 준비
항해의 시작 고려 영해의 항해, 식수 제공


2. 본격적인 정탐
위기의 송나라 = 77
12세기의 동아시아|신법·구법당의 분쟁|송과 고려의 입장 차이

고려의 역사 = 87
개경의 궁궐과 관청 = 92
개경
고려의 왕궁 궁성, 회경전, 건덕전, 장화전, 원덕전, 만령전, 장령전, 연영각전, 임천각, 좌춘궁
고려국왕 인종 왕의 복식, 왕의 정무
고려의 관공서 궁성의 관부, 황성 안의 관부, 광화문 밖 관서, 약국, 감옥

고려의 관리들 = 112
인물 상서령 이자겸, 접반관 윤언식, 동접반관 김부식, 관반관 김인규, 동관반관 이지미
관리들의 복식 영관의 복식, 재상의 복식, 근시의 복식, 종관의 복식, 경과 감의 복식, 조관의
복식, 서관의 복식
관리의 봉급
말단 관원들 이직, 산원, 인리, 정리, 방자, 소친시, 구사, 급사, 시간을 알려주는 관리
관리들의 생활 연회, 공무의 수행, 상하 간의 예절


고려의 군대와 무기 = 134
고려의 군대 용호좌우친위 기두, 용호좌우친위 군장, 신호좌우친위군, 훙위좌우친위군, 상육군좌우위 장군, 상육군위 중검랑장, 용호중맹군, 금오장위군, 공학군, 천우좌우장위군, 신기군, 용호상초군, 용호하해군, 관부문위교위, 육군산원기두, 좌우견롱군, 군낭장기병, 영병상기장군
장막의 설치 염색 비단의 천막, 수놓은 천막, 수놓은 그림 병풍
배 순라선, 관선, 송방, 막선
창고
깃발 코끼리 깃발, 보라매 깃발, 해마 깃발, 태백 깃발, 봉황 깃발, 오방기
무기 행고, 활과 화살, 과녁, 등장, 의극, 호가, 수패, 패검


3. 고려 사람들의 생활
고려의 풍경 = 171
농토와 집|지방제도|시장

고려 사람들 = 176
백성들 진사, 농민과 상인, 장인, 뱃사람
여성 귀부인의 복장, 머리 모양, 외출

고려의 종교 = 188
개경의 주요 사찰 정국안화사, 흥국사, 광통보제사, 광통보제사 거종, 흥왕사와 개경 주변의 여러 사찰들
승려 국사, 삼중화상대사, 아사리대덕, 사미비구, 재가화상, 무료급식
유학 교육 국자감, 고려의 교육
숭산묘
도교사원

신기한 물건과 풍습 = 219
신기한 물건 수베개, 간이의자, 비색청자, 산에출향, 짐승 모양의 은향로, 정병, 박산로
신기한 풍습 춘주 인삼? 고려 최고의 인삼!, 과일, 먹과 붓, 맛없는 술, 이고 지는 아낙네, 지게, 소달구지,길마, 소나무 부채, 일본 부채, 목욕과 빨래

4. 귀환
돌아가는 여정 = 253
『고려도경』의 작성과 보고 = 257
작성|출판

고려에 대한 평가 = 267
고려, 학문을 숭상하는 나라|음악|도량형
저: 김대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학부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문학박사) 1998년부터 박물관에 학예사로 근무하고 있다.(학예실장) 2000년부터 학부와 대학원 강의하고 있다.(겸임교수) 2005년에 공동 역주자로 『고려도경』을 간행했고, 2010년에 『고려전기 중앙관제의 성립』이라는 연구서를 냈다. 1996년 「고려 성종대 삼성육부제의 도입과정」부터 2012년 「고려전기 중앙관제와 당송제」까지 1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이 책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 『고려도경』을 강의하면서 학생들과 소통한 결과물이다.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storytelling) 구조, 몇 장의 그림만으로도 전체적인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호 연결된 2중(dual)의 구성을 갖추었다.
그림: 강민경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재학 중인 학생으로 이 책에 사용된 삽화 100여 컷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