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선생은 일생동안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그 중 혼돈록(餛飩錄)은 다산이 규장각에 근무하던 젊은 시절부터 유배시절에 이르기까지 수십년에 걸쳐 집필된 것으로 실사구시를 바탕으로 한 다산의 박학과 역사철학적 단상이 담긴 귀중한 자료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모두 4권이며, 내용은 크게 「사론(史論)」, 「시화(詩畵)」, 「언어・문자(言語文字)」세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우선 「사론」에서는 주로 역사적 사실과 정의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둔 평론으로 이 부분이 전체 분량의 절반에 가깝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와 인물에 관련된 고실(故實)을 토대로 후세에 교훈이 될 만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정약용의 역사인식과 현실 비판정신을 엿볼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시화」, 「언어・문자」에서는 실학파 문학에 대한 평론과 어문(語文)에 대한 어원적 고증을 다루고 있다. 책제목 ‘혼돈餛飩’의 원 뜻은 ‘여러 가지 재료들을 혼합하여 빚은 만두’이다. 대다수 실학자들이 자신의 저술을 겸양적으로 표현한 제목을 주로 쓴 예에 비추어 볼 때, ‘생각나는 대로 적어 정리되지 않은 글’이라는 뜻으로‘혼돈(混沌)’과 음이 비슷한 ‘혼돈餛飩’을 대신 쓴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잡록(雜錄)들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단편적인 글을 적어나가다가 점차 글이 모이면서 백과전서적 형태로 엮어지게 된다. 이수광의 지봉유설, 이익의 성호사설, 안정복의 잡동산이 등 선배 실학자들의 백과전서학 및 고증학풍의 계보를 잇고 있다. 또한 이 책의 내용 중 상당수가 후에 ≪목민심서≫, ≪아언각비≫ 등에 다른 저술에 재인용되고 있어서 그의 저술의 원형을 파악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목차
‘실학자료총서’를 내면서 책 머리에 일러두기
해제:《혼돈록》에 대하여
권1 사론史論 권2 사론史論 권3 사론史論 및 시화詩話 권4 언어 문자言語文字
역주: 김언종
경북 안동에서 나서(1952), 안동고등학교 졸업(1971)하고,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1978)했다. 대만 국립사범대학교 국문연구소에서 중문학 석사(1981), 중문학 박사학위(1987)를 받았다. 경희대 중문학과 교수(1983∼1994)를 거쳐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교수(1995∼현재)로 재직 중이다. 한국경학연구회 회장, 고려대학교 부설 한자한문연구소 소장, 한국고전번역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국학진흥원 기획위원, 국제퇴계학회 부회장, 국제유학연합회 이사,한국고전번역원 이사, 한국실학학회 회장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