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는 중국의 도자산업이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다. 역대 왕조에 비해 국가권력이 황제에게 크게 집중된 시기로서, 오직 황제를 위한 자기를 생산하는 窯場(官窯)이 최초로 설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중국 송대의 관요(官窯)이다. 관요에서 제작한 자기, 즉 관요자기는 오직 황제와 그 일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송대의 관요자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관요자기의 조형적 특징, 제작기법, 다른 자기들과의 영향관계 등이 비교적 자세하게 밝혀졌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만들고 사용한 인간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여오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관요자기와 관련된 인간들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에서, 처음 관요를 설립한 북송의 휘종과 비색청자의 발전을 주도한 고려의 예종이 12세기 초기의 역사 무대에서 자기를 매개로 어떻게 교감하였는지를 밝힌 대목은 그러한 시각이 거둔 성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송대관요를 연구하는데 토대가 되는 자료로는 주로 발굴을 통하여 얻어지는 고고학 자료와 역대의 문헌자료가 있다. 이제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이 가운데 고고학 자료만을 과도하게 중시해온 경향이 있었다. 고고학 자료를 토대로 한 송대관요 연구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지만, 문헌자료를 토대로 한 연구는 아직도 20세기 초기 P. David의 수준에서 그다지 앞으로 나가지 못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고고학 자료와 문헌자료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의 송대관요와 관련된 문헌 분석은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학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 남송관요의 하나인 수내사관요(修內司官窯)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몇 차례에 걸쳐 이전하였음을 밝혀, 송대관요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은 그러한 정치한 문헌 분석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송대관요 연구의 역사는 이미 한 세기를 훌쩍 넘겼다. 그 동안 수많은 논문이 나오고 아울러 개설서들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송대관요의 토대가 된 여요(汝窯)와 북송관요, 그리고 남송관요를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체계적을 파헤친 본격적인 연구서는 이 책이 처음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송대관요 연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목차
前言 송대관요를 바라보는 시각
서장 송대관요 연구 서설-『坦齋筆衡』과 『負暄雜錄』 “窯器” 관련 기록의 사료적 검토
제Ⅰ부 송대관요 성립의 전야 : 汝窯 연구
제1장 여요의 성립과 그 의의 제2장 여요와 그 성격 문제 제3장 여요자기의 실체에 대한 인식의 궤적과 이른바 傳世汝窯瓷器
제Ⅱ부 관요시대의 개막 : 北宋官窯와 그 주변 문제의 연구
제1장 북송관요와 “京師” 그리고 “惟用汝器”- 북송관요 연구 서설 제2장 12세기 초기의 고려청자와 여요 및 북송관요- 북송관요자기의 실체를 찾아서 제3장 汝州 張公巷窯의 운영시기와 성격 문제
제Ⅲ부 송대관요의 중흥 : 南宋官窯 연구
제1장 『百寶總珍集』과 『雲麓漫鈔』에 보이는 남송관요 관련 기록의 재검토 제2장 杭州 老虎洞窯와 남송전기관요 제3장 남송후기관요의 전개 제4장 남송관요의 자기제작기술
결 론
中文提要 도판출처 참고문헌 後記
저: 이희관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1983),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1995). 호림박물관 연구원・학예연구실장(1988~2007), 북경대학 연구학자(2007~2008), 서강대학교 강사 및 대우교수(2009~2012)를 역임하였다. 본래는 한국 고대 사회경제사를 전공하였으나, 후에 한국 및 중국 도자사로 연구 분야를 옮겼다. 지금은 주로 당·송시기의 중국도자사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