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 묵재일기默齋日記(셋트)
정긍식, 김대홍, 문숙자 역주 외
300,000원
300,000원
판매중
경인문화사
종이 표지
B5(4x6배판)
3694쪽
2019년 9월 18일
9788949948126
책 소개
이문건(1494~1567)의 일기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16세기에 양반 사대부가 남긴 일기로 유희춘의 『미암일기』나 오희문의 『쇄미록』 등이 이미 알려져 있던 때였다. 하지만 이 두 일기보다 더 시기가 빠르고, 일기의 대부분이 유배지에서 쓰였으며, 상세하면서도 거침없는 필치로 사대부의 기상과 소박한 시골 일상을 동시에 묘사하고 있는 『묵재일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읽히고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역사학을 비롯하여 국문학, 한의학, 가족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활용된 『묵재일기』를 이 자료가 알려진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새삼스럽게 譯註하여 출판까지 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현 시점에서 『묵재일기』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새로운 讀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연구자의 관심사에 따라 賦稅・제사・匠人・수공업・의약・노비・流配 등 소재별 접근이 상당히 진척되어 있으므로, 이제는 『묵재일기』를 온전히 그 자체에 집중하여 통독함으로써 묵재 이문건과 그의 일기를 전체적 시각에서 이해할 기회라는 생각에서이다. 둘째, 축적된 연구 성과를 통해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誤譯이나 그에 기초한 성과물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이문건의 집에서 乳母婢로 부리던 ‘注之’를 인명인 줄 모르고 ‘설사하다’는 의미로 풀이한 것이 그 일례이다. 셋째, 『묵재일기』는 내용이 다양하고 풍부하여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대중문화에도 직접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자료이며, 또 그렇게 활용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학계의 연구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하려면 『묵재일기』에 대한 번역과 주석은 필수적 작업이다.
『묵재일기』에 대한 역주 작업은 2014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진흥사업단)의 토대연구지원사업의 하나로 수행되었다(AKS-2014-KFR-1230007). 당시 과제명은 “16세기 역사상의 재해석:『묵재일기(默齋日記: 1535~1567)』校勘 및 譯註 사업”이었다. 4명의 전임연구원을 중심으로 3년간 번역과 주석, 교열 등을 진행하였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자기만의 연구에 충실했던 개성 있는 연구원들이 동일한 텍스트를 일관된 문체로 번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역을 줄이고 문체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텍스트 전체를 輪讀하는 강행군을 거쳤다. 그리고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연구원들이 자문과 교정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였다. 원문 표점과 번역, 역주본 간행과 활용, 한의학 등 특수한 내용에 대한 오류 교정 등을 위해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있거나 독자들이 느끼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까 두렵기 그지없다. 하지만 오류나 부족한 부분 역시 완전함을 지향하는 지난한 연구과정의 일부라고 여기며, 이 또한 독자들과 하루빨리 공유하고 널리 비판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

『묵재일기』는 이문건이 1535년부터 1567년까지 30여 년 동안 쓴 일기이다. 모친상을 당한 후 시묘살이부터 시작되는 일기는 仁宗의 국상 때 빈전도감 낭청으로서의 활동을 묘사한 부분도 있으나 대부분의 내용은 유배지인 경상도 星州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일기에서 謫客으로서의 한탄과 고행을 기대한 독자들은 아마 실망할 지도 모른다. 이 일기에는 사화에 연루된 조카, 그리고 그 때문에 연좌되어 승정원 동부승지 자리를 잃고 유배지로 향하는 여정, 유배지에서의 정착과정이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16세기 유배지 성주, 나아가 조선 시골 양반의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객이지만 이문건은 수령이나 판관과 하루가 멀다 하고 연회를 갖고, 중앙의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받는다. 지역민들은 날마다 이문건을 찾아와 고을 수령에게 청탁을 넣어달라고 애원한다. 필체가 좋은 탓에 글씨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의약에도 밝아 양반부터 하층민까지 처방을 물으러 오는 이들로 이문건의 집은 늘 붐빈다. 이러한 삶의 모습에서 지방 수령의 통치 형태, 부세 및 각종 役의 배분과 운영 등이 드러나고, 수령은 물론 지역민의 일상과 각종 관계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의 프레임으로 『묵재일기』를 설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본 역주본의 출판을 계기로 과거와는 다른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접근과 그에 따른 연구성과가 나오고, 대중문화 컨텐츠로서도 『묵재일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연구자들만 연구 소재로 단순하게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 자체가 하나의 대중문화 컨텐츠로 기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차
제1권
국역 묵재일기 1(1535년~1548년)

제2권
국역 묵재일기 2(1551년~1554년)

제3권
국역 묵재일기 3(1555년~1558년)

제4권
국역 묵재일기 4(1559년~1567년)

제5권
원문표점 묵재일기 1

제6권
원문표점 묵재일기 2
묵재일기 인물사전
역주: 정긍식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가계계승법제의 역사적 탐구: 유교적 제사승계의 식민지적 변용󰡕(저서), 「1783년(정조 7) <雇工定制>의 성립과정」(논문) 외
역주: 김대홍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
󰡔조선의 법추론 인율비부(引律比附)󰡕(저서),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 조선시대 사송 연구」(논문) 외
역주: 문숙자
역주: 방범석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강사
「壯勇營의 편제와 재정운영」(논문)
역주: 이선희
역주: 이성임
역주: 이숙인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절의 역사󰡕(저서), 「儒仙들의 풍류와 소통: 󰡔需雲雜方󰡕을 통해 본 16세기 한 사족의 문화정치학」(논문) 외
역주: 정성학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강사
「조선후기 공생(貢生)의 의미와 공생층 증가양상」(논문), 「조선 후기 향역 이탈자와 그들의 대응 - 안동 권씨 동정공파 사례 -」(논문)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