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형법학 제3권 형법에서 자유와 근대성의 재조명
안성조 저
3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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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문화사
종이 표지
152*224mm(A5신)
476쪽
2019년 8월 16일
9788949948287
책 소개
어느덧 필자의 주저라 할 수 있는 현대 형법학 제3권을 집필하게 되었다. 제1권과 제2권은 주로 여태까지 국내 형법학계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던 내용들을 다루었다면, 본권에서는 형법학의 지도원리라고 할 수 있는 자유와 근대성을 대주제로 삼아 필자의 연구성과들을 소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형법학자 본연의 자세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그동안의 연구방향과 학문적 정체성을 되돌아보고픈 생각이 크게 작용한 탓도 있다. 모름지기 학문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 즉 창의적 융합을 추구해야 하겠지만 출발점을 되새기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으리라. 역설적으로 들리겠으나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린 마굴리스의 말을 빌리자면, 살아있는 생물은 자기생산적 물질대사를 통해 자신을 유지한다. 즉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변화해야 한다. 따라서 학자라면 지속적으로 자신의 학문 외적 환경과 소통을 추구해야 하며, 그것은 결국 그 학문의 경계와 정체성을 유지해 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순환과정이 없다면 그 학문은 결국 정체되고 죽은 학문이 되지 않을까? 그동안 집필한 본서의 의도도 그러한 노력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다만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열어 가더라도 늘 그러한 작업의 총체적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도 역시 필요하다. 과학철학자인 한스 라이헨바흐의 지적처럼 현대 물리학의 새 지평을 연 양자역학이 그 개척자들에 의해 그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채 발전되어 왔다는 사실은 모든 학문의 연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적절한 비유처럼 자신이 하는 학문적 연구가 지니는 의미, 즉 그 이론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 없이 단순히 지적 호기심으로 수행하는 연구는 “언제라도 가라앉아 버릴 수 있는 호수 위를 걷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권의 집필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덧붙여, 개인적으로는 본서의 작업이 칸트와 롤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론이성적 고찰과 실천이성적 고찰 간의, 아울러 순수 실천이성의 관점과 경험적 실천이성의 관점 간의 체계적이고 정합적인 이해를 향한 고난한 여정으로 자리매김되어 주기를,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안내글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자유와 근대성. 이 두 개념은 상호 매우 밀접하며 가족유사적 관계에 있다. 즉 근대성은 자유의 가치를 출발점으로 하고 자유는 근대성의 울타리 아래에서 성숙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형법에서의 근대성이란 공평하고 자유롭게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타인의 자유추구와 충돌하지 않게끔 자신의 행동을 실천이성의 판단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행동의 울타리가 필요하며, 형법은 바로 그 울타리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비록 18세기의 계몽사상과 사회계약설의 영향 하에 구체화된 이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의 키케로도 “법은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이다”라는 말로 양자의 핵심을 간파한 바 있다. 양자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선구적인 연구문헌에서 심도있게 다루어진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각론적인 측면, 즉 개별 논문의 주제와 연관지어 자유와 근대성의 의미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어떤 면에서는 소홀하게 다루어져 왔다고 말할 수 있는 두 개념이 형법학에 지니는 가치와 의의를 새로운 관점에서 드러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인 형법에서의 자유와 근대성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맥락, 다시 말해 실제 근대법의 계수과정에서 접근하고 있는 개념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이에 대한 연구도 이미 다수의 문헌으로 출간되어 있지만, 본서에서 필자가 주목하려는 형법의 본령(本領)으로서의 두 개념은 아마도 세계사적 지평 내지 지성사적 맥락에서의 자유주의나 근대성과 밀접할 것이다. 독자들에게 이 점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우리나라의 실제 역사적 맥락에서의 근대형법 연구는 필자에게 제반여건이 갖추어 졌을 때, 후속작업을 기약해 두고자 한다.
목차
머리말
본서의 기초가 된 저자의 연구업적 목록


§ 1. 자유의지와 형벌의 정당성
Ⅰ. 자유의지는 형벌의 전제조건인가?
Ⅱ. 칸트의 자유의지론은 얼마나 강건하게 구축되어 있는가?
Ⅲ. 칸트의 자유의지와 형법의 해석
Ⅳ. 자유의지 없는 책임개념은 가능한가?
Ⅴ. 맺음말

§ 2. 책임과 응보의 과학적 토대
-물리적 결정론은 왜 과학적으로 지지될 수 없는가?-
Ⅰ. 범죄자는 고장 난 기계일까?
Ⅱ. 책임과 비난은 단지 쓸모 있는 허구적 구성물에 불과한 것일까?
Ⅲ. 자유의지와 결정론, 그리고 책임

§ 3. 인공지능 로봇의 형사책임
Ⅰ. 머리말
Ⅱ. 현 단계의 ‘약’인공지능에게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가?
Ⅲ. 인공지능 로봇의 형사책임 부정론과 긍정론의 비판적 검토
Ⅳ. 미래의 ‘강’인공지능은 형사책임의 주체로서 완전한가?
V. 맺음말

§ 4. 효당 엄상섭의 형법이론과 형법사상
Ⅰ. 머리말
Ⅱ. 엄상섭의 형법이론과 형법사상에 대한 총체적 논평
Ⅲ. 효당의 형법이론
Ⅳ. 효당의 형법사상
Ⅴ. 맺음말

§ 5. 확신범과 책임원칙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재조명-
Ⅰ. 머리말: 논의구도와 고찰범위
Ⅱ. 확신범에 대한 몇 가지 형법적 쟁점 개관
Ⅲ. 확신범의 의무의식 대한 새로운 이해 -‘도덕적 격정범’으로서의 확신범
Ⅳ. 확신범과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
Ⅴ. 맺음말

§ 6. 형법 제16조에 대한 유기천 교수의 해석론 연구
Ⅰ. 서론
Ⅱ. 형법 제16조의 입법취지
Ⅲ. 형법 제16조의 이론적 토대: 엄격고의설과 가능성설의 견해의 대립
Ⅳ. 형법 제16조의 해석론과 가능성설
Ⅴ. 결론

§ 7. 형법의 근대성과 진화이론
Ⅰ. 왜 ‘법과 진화론의 관계’에 주목하고자 하는가?
Ⅱ. 몇 가지 사고실험
Ⅲ. 법과 문화: 법은 순전히 문화의 소산인가?
Ⅳ. 진화심리학과 가족법
Ⅴ. 형법과 진화론: 탈리오 법칙의 진화론적 유래
Ⅵ. 결론: 진화적 동인에 기초한 법적 규율의 방향과 한계

§ 8. 대학 내 교수 성희롱의 법・제도적 방지책 수립을 위한 시론
-예비적 고찰로서 성희롱의 유형화와 판단기준의 제안-
Ⅰ. 서론: ‘냉정’과 ‘열정’사이?
Ⅱ. 성희롱을 바라보는 두 가지 대립되는 관점
Ⅲ. 성희롱의 유형화
Ⅳ. 성희롱 판단의 합리적 기준: ‘합리적 여성’ 관점
Ⅴ. 결론

§ 9. 미국 판례 상 집단인식의 법리와 의도적 인식회피
-결합론에 대한 비판과 조직모델적 대안의 검토-
Ⅰ. 기본개념과 문제의 제기
Ⅱ. 리딩케이스의 검토
Ⅲ. 집단인식 법리의 형성배경
Ⅳ. 집단인식의 법리와 조직모델
Ⅴ. 맺음말

§ 10. 플레처의 집단책임론에 대한 비판적 재론
Ⅰ. 집단책임론에 대한 몇 가지 반론
Ⅱ. 견해의 검토
Ⅲ. 추가 논점
Ⅳ. 집단책임과 법인책임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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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성조
현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시험・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입법고시 출제위원
한국형사소송법학회・한국법철학회 연구이사
한국형사법학회・한국경찰법학회 편집위원

주요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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