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自助論’이 개인 사회 국가에 미친 파급력과 관련하여 근현대 한국사회의 변동과 연속성을 살펴보는데 주요한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말부터 포스트 식민지 시기에 이르기까지 개인 사회 국가에 적용된 일상화된 성공주의 담론으로서 ‘자조론’의 기능과 이것을 활용한 지식인의 계보를 밝히려는 것이다.
‘자조론’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문구로 유명한 새무엘 스마일즈(Samuel Smiles, 1812~ 1904) Self-Help(自助論)의 핵심 가치이다. 1859년 출간된 자조론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업적을 달성한 개인의 사례를 소개한 인물 열전이다. 오늘날 위인전의 효시가 되는 이 책은 이 같은 업적을 이루기까지 개인이 수행한 근면 인내 노력 등과 같은 정신자세를 ‘자조론’으로 형상화하였다. 다시 말하면, ‘자조론’은 서구 근대 자본주의를 구축하는데 공헌한 서구 위인들의 정신을 표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자조론’은 나카무라 마사나오(中村正直, 1832~1891)의 西國立志編: 原名自助論 중역을 통해 한말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자조론은 스테디셀러의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재되는 서적이며, 거듭하여 새로운 번역본이 출판되고 있다. 스테디셀러로서 오랫동안 대중의 인기를 받은 서적이라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에서 형상화한 서구 근대의 가치인 ‘자조론’은 남북한 사회 모두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는 성공을 지향하는 개인이 갖출 자기계발의 윤리 덕목으로써, 북한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선을 표상하는 정치 슬로건 ‘자력갱생론’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자조론’은 한말 식민지기를 거쳐 포스트 식민지 시기 남북한 사회에 그 뿌리를 내려 토착화하였다. 이것은 한말 식민지기 ‘자조론’과 경합했던 ‘진화론’과 ‘개조론’이 한 시대를 좌지우지했던 과거의 사조로서 사라진 것과 대비하여 그 생명력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한말 식민지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조론’이 남북한 국가 모두에게 지속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또 이러한 ‘자조론’을 수용하고 활용한 지식인들은 누구일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초점을 맞추어 ‘자조론’을 활용한 이른바 ‘자조론’ 계열 지식인의 계보를 추적하는 한편, 근현대 한국 사회에 장기 지속한 ‘자조론’의 유효성을 살펴보려고 한다.
목차
책을 내면서
서 론 1. 연구목적과 필요성 2. 연구방법과 내용
1부 ‘자조론’ 수용과 ‘청년’ 1장 한말 ‘자조론’ 수용과 학생 ‘청년’ (1) 일본에서 西國立志編 번역과 ‘자조론’ 유통 (2) 한말 ‘자조론’ 유통과 사회적 의미
2장 1910년대 崔南善의 자조론번역과 ‘청년’의 ‘자조’ (1) 자조론 번역과 출판 (2) 자조론의 독자 ‘청년’의 ‘자조’
3장 洪蘭坡가문의 기독교 수용과 ‘청년’ 홍난파(1) 홍준의 기독교 수용 (2) 새문안교회와 ‘청년’ 홍난파
2부 ‘자조론’과 성공주의 1장 崔演澤의 ‘자조론’ 수용과 성공주의 (1) 최연택의 근대교육과 사회활동 (2) 기독교 ‘청년’ 최연택과 성공주의
2장 崔演澤의 야담집 기획 출간과 성공주의 (1) 1920년대 초 文昌社창건과 야담집 출판 (2) 1930년대 후반 문창사의 경영 분리와 야담잡지 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