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대교린이라고 하는 조선의 외교적 선택을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되묻고자 한다. 그 선택은 언제까지 합리적이었던가. 그리고 언제부터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나. 이 질문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제질서는 언제나 변화해 왔으며, 오늘의 세계 역시 전환기이다. 사대교린 정책의 500년 역사적 경험이…
2025년은 해방 80년,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 의미에서 1세대 연구자로서 자연인이 회갑을 맞이하듯 한일관계사 연구에서도 60주년을 뜻있게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며 2026년 말에 『연구 논저목록집』이 발간되면, 학회 창립 30주년 기념회에서 언급했던 1세대 연구자들의 약속…
인간 세상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어떤 조직이든 항상 갈등이 있어 왔다. 갈등이 심화되면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논쟁의 장이 열릴 때 그 조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갈등의 긍정적인 측면인 논쟁을 통해 조선시대 불교를 들여다보려 했다. 이미 알려진 주요한 논쟁들, 가령 유불 논쟁, 선교 논쟁,…
한일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로서 지금까지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라는 표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작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은 정말로 한 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 전쟁 그에 따른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중국의 군사적 굴기 등으로 엄혹한 현실 앞…
배를 마주한 순간, 나는 경외를 느꼈다. 박물관 안은 먼지투성이였지만, 배는 고요하게 있었다. 숙성된 백향목의 향이 공기를 가득 메우고, 뱃머리에서 선미까지 이어진 곡선은 숭고했다. 파피루스 뗏목의 형상을 따랐지만, 섬세하고도 간결한 곡선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문명의 선언이었다. 가느다란 기둥 위엔 파피루스 꽃봉오리와…
나주는 고려왕조 탄생의 한 축이었고, 바다와 영산강을 통해 개방사회 고려의 관문으로 시종 기능했던 만큼, 고려시기 나주의 사화(史話)와 유적은 중요하고 또한 수효도 적지 않을 터이다. 그럼에도 나주에서 고려의 유적이라 할 만한 것을 거론하기가 쉽지 않고, 알려진 고려시기 나주의 사화도 손으로 꼽을 정도도 빈약하다. 혜종…
부산, 항일의 길을 따라가다.
부산은 개항을 전후한 시기부터 대일항쟁기 36년 동안 일제 식민 수탈의 최전선이었습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일본인이 정착해 살면서 그들의 근대시설에 많은 조선인이 생계를 유지해 살았기 때문에 부산 지역민들은 이에 순종과 저항이라는 선택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부산 지역민이 선택했던 …
이 책은 조선후기 천주교 신자의 형정을 통시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이를 통해 조선왕조의 조선 천주교회, 나아가 西勢東漸이 본격화한 19세기 세계에 대한 인식 및 형정적 대응을 살핀다. 특히 천주교 신자에 대한 정형 및 처분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천주교 신자에게 특정 형률이 적용된 경위 및 이에 내재한 법문화적 함의, 그리고…
일제강점기 당시의 팸플릿은 단순한 안내서나 관광 홍보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일본 제국이 식민지 조선을 “어떻게 보여주고자 했는가”를 드러내는 기획물이자 제국 통치의 정당성과 합리화를 시각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정치적 장치였다. 팸플릿 속에는 경성의 거리와 건축, 산업과 관광, 생활과 문화, 전시와 행사 등 식민지 조선의 …